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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OLUMN/사람사는 이야기★ 죽은 자와 산 자(우현정공사 최현우 대표)
작성일: 2006-02-02 조회수: 6429
첨부파일:

<금형회보 제307호, 2006. 2. 1 中>


★COLUMN/사람사는 이야기★ 

죽은 자와 산 자 - 우현정공사 최현우 대표


어제 하루, 
일주일 전에도 만났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죽었다. 
사람 사는 일이 그럴 수도 있는가? 
일주일 전에 동창회에 나와 만났던 친구가 
그제 죽었다니... 믿기지 않아... 살아 있을 것만 같은데... 
도대체 내가 지금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건지, 어쩐지 원... 
내라고 언제까지 산다고 말할 수도 없으니 
내일 ,모레 아니면 일주일......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 인 것 같다. 

원 세상에 내가 그 자식(亡者)한테 큰 절을 두 번이나 
할 줄을 꿈에나 생각을 해 보았나. 
원 참 ! 국화 한 송이 놓고 큰절을 했다. 
그 자식은 말이 없었다. 
가는 사람은 간 사람이고 나는 살아야제. 

오후 4시 반이 지나 좀 늦은 시간이지만 
건강을 위해서 나는 혼자라도 산을 오른다. 
산 입구에서부터 웬 산새 한 마리가 
지지지삐삐 지지지비삐삐 울어대어 듣기가 좋다. 
짝을 찾아 임을 부른 외로운 소리인지, 
가다가 길을 잃어 엄마를 부르는 소리인지는 내는 알수 없어도 
오랫만에 산새 울음이 상쾌해 좋다. 
건강도 물론 좋지만 이 맛에 산에 오른다. 
산은 오를수록 숨은 턱에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한발, 한발, 
떼어놓기가 무척 힘들어진다. 
이것을 이겨 나가려고 내가 산에 왔지 않는가? 
한 발짝씩 떼어놓으며 내 살아있는 의지를 시험해 본다. 

산은 친구들과 어울려 와도 좋고, 또한 혼자와도 좋다 
친구들과 같이 오면 이야기하며 세상사 나누며 즐거워서 좋고 
혼자 오면 혼자대로 불교에서 흔히 하는 坐禪의 효과가 있어 좋다. 
坐禪이란 조용히 앉아 마음을 가라 앉혀서 잡념을 버리고 정신을 
집중하는 일이니 비록 가만히 앉아서는 아니로되 산을 오르다 보면 
숨이 막히어 다른 잡념을 가질 여유가 없으니 자연히 머리가 
비게 되어 머리도 맑아지게 되니 坐禪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1시간 쯤 오르다 고개 마루 정자에서 쉬며, 
가지고 온 사과 한쪽을 입에 문다. 
향기롭고 달콤함이 내 온 몸에 스며든다. 
어둑어둑 해 져 下山을 재촉하니 
주위에 인적은 아무도 없고 산속의 이 고요함, 
이 정적을 어데서 맛 볼 수 있단 말이냐 ! 
이 시간 이 산속에 내 아니고 누가 있단 말이냐 ! 
세상이 내 것이고 宇宙가 내 것이니 거칠 것이 아무것도 없네. 
있는 목청 다 내어 노래를 불러 본다 
명태, 떠나가는 배 , 사철가 ......거침없이 흘러나온다. 
좀더 고운 목소리 낼 수 없을까? 
헛기침도 여러 번 해 보면스리. 

나에게는 꿈이 있다. 
남이 들으면 혹시 망령 들지 않았느냐고 핀잔을 줄지 몰라도 
피아노 반주에 멋들어지게 내 리사이틀 갖고 싶다 
남들이 웃어도 좋다. 내 꿈인 걸 어찌하랴. 
내려오는 길 내내 소리를 질렀더니 
마음 속 찌꺼기 , 모든 스트레스까지 온통 다 빠져나간 듯 하여 
시원하고 상쾌하다. 

산다는 게 별겐가, 바로 이 맛이야 
간 사람은 간 사람이고 산 사람은 또 이렇게 살아야제. 
하루의 마감이 시원하고 즐겁다. 
 
※ 본 내용은 금형회보 제307호(2006. 2. 1)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